우즈·로이스터등 참석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된 버락 오바마가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역사적인 취임식을 가졌다. 흑인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미국 스포츠계 인사들이 이를 그냥 넘길 리 없다. 취임식에 직접 참석해 역사적 순간을 기렸다.

가장 눈에 띄는 이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다. 정치에 극히 무관심하기로 유명한 우즈가 지난 19일 워싱턴 D.C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취임 기념행사에서 연설을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우즈는 군인이었던 “아버지 얼 우즈(사망)처럼 조국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노고에 감사해야 한다”며 오바마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복싱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 역시 이 역사적인 순간에 빠질 수 없다. 알리는 1960년대에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베트남전 참전을 거부한 인물로 사회적으로 가장 영향을 미친 20세기 스포츠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야구계에서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데이브 윈필드와 한국 프로야구 롯데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역사적 순간을 함께 했다. 윈필드는 2007년 ‘인권기념 야구경기’에 참석하는 등 인종 문제에 관심이 깊다. 윈필드와 같은 197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로이스터 감독은 “우리 때는 흑인 야구 선수는 많은 차별을 받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조지타운대의 명 감독 존 톰슨도 취임식에 참석했다. 그는 “노예 해방은 우리의 몸을 자유롭게 했고,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우리의 정신을 자유롭게 한 것”이라며 감개 무량해 했다. 흑인 감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NCAA(미국대학체육협회) 우승컵을 차지한 톰슨은 1989년 NCAA측이 유색인종 선수들을 차별하자 2게임을 보이코트하기도 했던 열혈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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