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음으로 국내매출 10조원을 돌파한 현대모비스가 올해 공격경영에 더욱 고삐를 죈다. 이와 함께 새롭게 진출한 신성장동력 사업에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본격 나선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공격경영을 골자로 한 올해 사업전략과 함께, 국내매출 11조 7천억원과 해외생산법인 매출 89억불 등의 사업계획을 확정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0%, 33% 늘어난 수치다.

현대모비스의 국내외 매출 총 21조원이라는 올해 사업계획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인 재도약이라는 점과, 지금까지 착실히 준비해 온 신성장동력의 성과 가시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00년 자동차부품 전문업체로 새롭게 변신한 현대모비스는 매년 1조원 정도의 매출 신장을 기록해 왔으며, 글로벌 경기불황을 겪은 지난해에도 국내외 매출 17조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실적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수출전략과 마케팅, 그리고 내부 혁신활동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올해 다시 국내외 매출 21조원이라는 더욱 더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내놓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해, 배터리팩을 포함한 친환경 자동차 핵심부품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는 한편, 전장품 생산업체인 현대오토넷을 합병하고 미래 지능형안전차량 기술 확보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등 신성장 동력사업을 준비해 왔다. 이에 지금까지 준비해온 신성장 동력사업의 성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함께 받고 있다.

정석수 부회장은 “올해 핵심부품 사업의 역량을 강화해 기술모비스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미래 친환경 및 안전 관련 부문의 독자기술을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한 품질·원가경쟁력 확보로 현대 및 기아차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해외 타 완성차메이커로의 글로벌 수주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매출목표 등 새해 사업계획과 함께 올해 R&D투자 3,200억원을 포함한 총 9,400억원에 이르는 글로벌 투자계획 등 각 사업부문의 세부 추진전략도 수립했다. R&D 투자비는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우선, 모듈제조 사업 부문에서는 기능통합형 모듈과 핵심부품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대 및 기아차의 내년도 540만대 글로벌 생산·판매목표를 차질 없이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에 올해 신규로 준공하는 북미 조지아공장을 비롯해 기존의 중국·인도·유럽·북미 지역 현지공장의 독립경영체제를 강화해 제품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준공 예정인 러시아와 브라질, 중국 제3공장 건설도 올해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국내공장과 해외공장 간의 기술교류회 강화와 상호 벤치마킹을 통해 현재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제조공장들의 상향평준화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특히, 대외환경을 고려해 중국·북미·유럽 등에 핵심부품의 제조기반을 확충해 나감으로써 지속성장을 위한 선순환구조로 재편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수주 확대를 위해 해외영업 마케팅활동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올해 해외 완성차 메이커로 7억 6천만 달러 규모의 모듈 및 핵심부품 매출 목표를 수립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40% 가까이 높아진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유럽 프리미엄 메이커로의 수출 품목 확대 및 모듈단위 수출을 도모하는 동시에, 중국 등 신흥시장을 대상으로도 수출을 확대하는 이원화 전략을 통해 지역별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시킬 방침이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활발한 R&D활동이 미래 성장을 견인한다는 판단 아래 이 분야의 활동을 대폭 강화한다. 올해 550여 건에 이르는 신제품·신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등 미래 친환경·지능형안전자동차 구현을 위한 선행연구개발을 통한 독자기술 확보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부품공용화와 멀티플랫폼 제품 개발 등 설계 단계에서부터의 원가경쟁력 확보에도 나서, 연구개발 단계에서만 700여억원에 이르는 원가를 절감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현재 보다 20% 정도 증가한 1,500명의 연구 인력을 확보해 운영한다는 전략도 함께 세웠다.

현대 및 기아차의 사후 경쟁력을 뒷받침하며 글로벌 신차판매를 지원하는 A/S부품판매 사업부문에서도 올해, 물류 및 재고운영을 최적화하는 등 물류혁신 패러다임을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되는 짝퉁 모조품 등의 단속을 강화해 시장질서 혼란을 예방하고, 대리점 등 최접점 마케팅을 강화해 고객신뢰를 극대화한다는 사업목표를 수립했다. 이와 함께 멀티미디어 등 제품개발 역량을 강화해 애프터마켓용 용품 수출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매출시장을 창출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세부적인 사업계획과 함께, 최근 국내 사업장 임원 및 간부사원과 해외법인장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0년 경영전략세미나’를 갖고, ▲ 미래성장을 위한 핵심역량 강화 ▲ 지속적인 원가혁신 활동 ▲ 수익기반의 판매확대라는 ‘3대 경영방침’도 마련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경영방침을 큰 축으로 각 사업부문을 구분해 9대 추진목표와 27대 핵심과제를 선정해 전략적으로 수행해 나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업체들의 합종연횡과 미래기술 확보를 위한 생존경쟁 등으로 최근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산업에서, 이처럼 올해 새로운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대대적인 공격경영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에 세계적인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해 글로벌 부품업계 순위 20위권에 처음으로 진입한 현대모비스는 ‘2020년 글로벌 톱5’로의 진입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