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어린시설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 받아 가공할 공격성 폭발

'강호순은 그럴만한 동기도 없는 상태에서, 섹스와 그저 살인을 위한 살인을 즐긴, 그야말로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이다.'

범죄심리학자들과 정신과의사들, 또, 심리학자들에 의하여 살인마 강호순의 범행 동기는 이렇게, 다소 싱겁게 밝혀졌다.

하지만 술만 취하면 여성편력을 자랑처럼 늘어놓았고, 최근 제2차 범행을 일으킬 당시만 해도 애인이 두 명이나 되었다는 강호순이 단지 성욕 때문에 그런 위험한 ‘게임’을 즐겼을까? 더구나 살인을 위한 살인을 즐겼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석연치 않은 점이 여러 가지 있는데, 과연 그런 분석이 얼마나 정확한지 이제까지 밝혀진 사실들을 근거로 하나하나 따져보자.

서남부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부녀자를 납치 살해한 경기도 모 지역의 암매장 현장.     ©김상문 기자


1 네 번의 결혼

우선, 강호순은 네 번이나 결혼했고, 결혼기간 중 아내들에게 폭력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두 가지 사실로 미루어, 그는 상당한 폭력성, 즉, 공격성을 갖고 있었고, 결국 이런 자신의 특성 때문에 남다른 결혼경력자가 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그는 왜
에 어려울 정도의 공격성을 갖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사람이 공격성을 갖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어린 시절부터
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그만큼 많은 상처를 받았던 까닭이니, 그 역시 어린 시절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고, 그것이 쌓여서 그렇게 위험한 공격성을 갖게 되었다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유복하게 자랐다는 그가 도대체 가족들 중의, 혹은, 가까운 사람들 중의 누구에게 얼마만큼의 상처를 받았기에 그렇게 엄청난 공격성을 갖게 되었을까?

그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알 수 없지만, ‘그럴만한 동기도 없었다’라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바로 이 공격성이 원인이 되어 결국 강호순은 연쇄살인이라는 끔찍한 범죄를 지질렀다고 이해하는 것이 훨씬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공격성이 있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모든 사람들이 그처럼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런 특성을 가진 사람들 중에 그런 흉악한 범죄자들이 있을 뿐인데, 도대체 이런 사람들은 어떤 형태의 공격성을 가졌기에 이런 행위를 저지르는 것일까?

2 화려한 여성편력

일단 상처를 받게 되면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공격성이 생긴다. 이때, 사람은 무조건 참든지 그 공격성을 누구인가에게 쏟아내려고 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반응인데, 누구인가에게 공격성을 쏟을 때에는 자기에게 상처를 준 그 가해자에게 앙갚음을 하든지,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 말처럼, 다른 누구인가에게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그 공격성을 쏟아내려는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다른 누구인가에게 그 공격성을 쏟아내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만만함’이 느껴지는 누구인가를 그 가해대상을 선정하는데, 그 가해대상을 기준으로 하면 공격성이 있는 모든 사람들은, 주로 동성(同姓)을 해코지하는 사람들과 이성(異性)을 해코지하는 사람들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이 모두는 또, 주로 또래 등의 연상의 누구인가를 해코지하는 사람들과 연하의 누구인가를 해코지하는 사람들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거나, 아직 누구인가를 해코지할 능력이 없다면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을 가해대상으로 삼거나,
기물을 파괴하며, 이 모두는 다시, 주로 가족 등의 가까운 누구인가를 해코지하는 사람들과 그 밖의 누구인가를 해코지하는 사람들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강은 주로 애완동물인 개와 이성인 여자들을 그 가해대상, 즉, 화풀이대상으로 여기고 있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 경기서남부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부녀자를 납치 살해한 경기도 모 지역의 암매장 현장.     ©김상문 기자

3 강호순의 이중생활

‘동물을 학대하는 것은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범죄심리학자들을 비롯한 심리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이렇게 주장하지만, 바로 이런 말은 현실은 외면한 채, 그들이 그저 ‘학문’이라는 울타리 안에만 갇혀있다 보니 하게 되는 대표적인 말들 중 한 가지라고 볼 수 있다. 일반인들이나 어린아이들도 무엇 때문인가 화가 나면 말 못하는 애완동물에게 화풀이하는 경우가 흔하며, 그 때문에 다시 그 부모를 비롯한 누구인가에게 야단을 맞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런 행위가 사이코패스라는 특정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라니?

그러니 그런 말은 그냥 그러려니 흘려듣는 것이 현명할 것인데, 강호순은 그렇게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던 반면, 동네 사람들이나 친구들에게는 인사성도 밝고, 매우 친절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런 강의 태도를 마치 하나의 단서라도 된다는 듯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이중적인 태도 역시, 공격성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아주 흔하게 발견할 수 있으며, 더구나 일반인들 중에서도 이런 이중적인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왜냐하면, 그만큼 이 세상에는 공격성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까닭인데, 따라서 이런 이중적인 대인관계 역시 ‘그러려니’ 넘어가는 것이 또 현명할 것이다.

4 강호순과 여자

특히, 남자가 여자를 가해대상으로 선택했을 때에 가장 흔히 사용하는 가해방법은 바로 ‘섹스’이다. 또, 공격성이 어느 정도인가 따라서 ‘화간’이나 ‘강간’ 중 한 가지 방법으로 가해하는데, 그러니 이미 여자들에 대한 가해욕구를 가진 그가 여러 여자들을 대상으로 성욕을 채워왔다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성행위 뒤에 폭행하거나, 살인을 한 경우는 그저 단순한 공격성이나 가해욕구가 있다고 쉽게 할 수 있는 행위가 결코 아니다. 이런 2중, 3중의 가해행위는 이미 그만큼 공격성이 커져 있어야만 가능한데, 일단 가해욕구로 커진 사람의 공격성은 더 많은 상처를 받을수록 가학욕구나 살해욕구의 순서로 커지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변화이며, 한번 자리 잡은 이 모든 욕구들은 충분히 해소되지 않으면 좀처럼 수그러들지도 않고, 또, 역순으로 수그러들지도 않으니, 강호순은 이미 살해욕구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그 여러 명의 여자들을 만나거나 납치했다고 이해해야할 것이다.

5 최초의 살인

도대체 언제부터 강호순은 그토록 연속된 살해욕구를 느끼는 상태에서 여자들을 만나기 시작했을까? 경찰이나
에서 의심하는대로, 이미 오랜 과거부터일까? 아니면, 그의 말대로, 네 번째 아내와 장모가 화재로 사망한 이후부터일까?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으니 무엇이라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는 이미 여자에 대한 가해욕구를 가진 상태에서 무엇인가 큰 상처나 충격을 받았던 까닭에 살인욕구를 느끼게 되었으며, 이로 인하여 그토록 끔찍하게 연속적인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는 언제, 어떤 상처나 충격을 받았기에 그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을까?

그의 말대로, 그 네 번째 아내와 장모가 화재로 죽은 직후일까?

만약,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방화이든지 실화이든지 상관없이, 그는 이 화재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렇다면 그는 이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강한 살해욕구를 느꼈을 수 있고, 그에 시달리게 되었을 수도 있다.

또, 그 때문에 이전처럼 그저 섹스로 가해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연속적인 살인을 하게 되었을 수도 있는데, 더 이상의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의 말을 그대로 인정해야할 듯싶다.

6 살인의 휴식기

‘사이코패스는 범죄공백기를 갖는 특징이 있다.’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배웠기에 이런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범죄심리학자들을 비롯한 심리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이렇게 설명하는 것을 들으면, ‘사람의 아주 기본적인 심리조차 모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왜냐하면, 일단 식욕이 충족되면 다시 식욕을 느낄 때까지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듯이, 아무리 휴폭한 범죄라고 해도, 일단 범죄욕구가 충족되면 또 같은 욕구를 느낄 때까지는 더 이상 같은 범죄행위를 반복하지 않는 까닭인데, 그러니 강호순의 범죄공백기를 가졌던 이유도 1차 연속살인에서 살해욕구가 충족되었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훨씬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다시 배고픔을 느끼면 다시 음식을 찾듯이, 이미 충분히 범죄욕구가 만족되었다고 해도, 다시 그만큼의 상처나 충격을 받게 되면 다시 사람은 같은 범죄욕구를 느끼게 되며, 그래서 다시 같은 범죄행위를 반복하게 된다.

그러니 강호순 역시, 다시 어떤 원인 때문에 1차 연속살인에서 충족된 살해욕구가 되살아났으며, 그 결과, 또 두 차례의 연속살인을 저질렀다고 말할 수 있는데, 과연 그는 어떤 일이 있었기에 또다시 살해욕구에 시달리게 되었을까?[e중앙뉴스 기사제휴사=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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