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종목' 쇼트트랙이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 대표팀의 새로운 간판 이정수(22.단국대)는 1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벌어진 대회 첫날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7초611로 결승선을 통과해 1위를 차지했다.

2009-2010시즌 월드컵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던 이정수는 생애 첫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표팀 선배 이호석(25.고양시청)과 성시백(24.용인시청)을 따돌리고 한국 쇼트트랙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민족의 명절 설에 들려온 기분좋은 승전고였다.

영원한 효자종목 쇼트트랙은 동계올림픽마다 빼놓을 수 없는 전략 종목이지만 레이스 도중 변수가 워낙 많아 그만큼 부담도 큰 종목이었다.

예선 레이스는 아주 순조로웠다.

올 겨울 월드컵시리즈에서 꾸준하게 최상위를 지켰던 이정수는 준준결승에서 2분12초380으로 올림픽 기록을 세운 뒤 준결승에서도 2분10초949로 다시 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결승에 올랐다.

대표팀 맏형 이호석과 성시백도 조 1위로 준결승을 통과해 3명이 결승 레이스에 나선 한국은 상대국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이었다.

금메달이 걸린 결승 레이스는 아주 신중하게 진행됐다.

111.12m 트랙을 13바퀴반을 도는 레이스 초반 결승 주자들이 서로를 의식한 듯 속도를 죽이며 오랜 탐색전을 펼쳤다.

초반 레이스는 캐나다의 장 올리비에가 주로 선두로 나섰지만 큰 의미가 없었고 6바퀴를 남겨둔 지점에서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와 이정수가 선두를 다투기 시작했다.

8년 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에게 뼈아픈 실격패를 안겼던 오노의 노련미가 돋보이는 듯 했지만 4바퀴를 남기자 이정수의 젊은 패기가 선두로 치고 나왔다.

오노는 선두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이정수는 파워를 앞세워 오히려 조금씩 차이를 벌리며 1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단독 질주를 했다.

중간에 처져있던 성시백과 이호석도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잇따라 오노를 추월해 한국이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 하는 듯 했다.

하지만 뒤따라오던 이호석이 결승선을 앞두고 마지막 코너를 도는 순간 무리하게 안쪽으로 파고들다 성시백과 부딪혀 같이 넘어지고 말았다.

이정수는 함박 웃음을 지으며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성시백과 이호석은 함께 뒹굴었고 뒤따라오던 오노가 2분17초976의 기록으로 행운의 은메달을 차지했다.

미국의 J.R 셀스키가 2분18초053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성시백은 억울하게 5위로 처졌고 이호석은 실격 처리됐다.

앞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에서는 조해리(고양시청), 이은별(연수여고), 박승희(광문고),김민정(전북도청)이 출전해 미국과 네덜란드 등을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고 조 1위로 결승에 올랐다.

또 여자 500m 1회전에 출전한 조해리와 이은별, 박승희도 나란히 조 1위로 준준결승에 올랐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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