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지점서 직선거리로 50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돼

부산에서 실종된 여중생이 실종 11일 만인 6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올해 중학교 입학 예정자인 이모(13)양은 지난달 24일 오후 7시경 부산시 사상구 덕포동 자신의 집에서 실종됐다.

경찰은 집 안에 타인의 운동화 자국이 발견된 점, 시력이 나쁜 이양이 안경을 두고 사라진 점 등으로 미루어 납치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특히, 이양이 실종되던 최근 이양의 집 근처에 머물렀던 성폭행 전과자 김길태(33)를 유일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경찰은 11일 동안 연인원 2만여명을 동원하고도 이양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더욱이 지난 3일에는 용의자 김씨를 눈앞에서 놓쳐버렸다.

결국 이양은 6일 오후 9시25분경, 집에서 직선거리로 50m 떨어진 한 다세대주택 보일러실 위에 놓인 물탱크 안에서 알몸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보일러용 물탱크는 경찰의 수색 당시 뚜껑이 벽돌로 눌려진 상태였다. 또 물탱크 내부는 물 대신 검은색 비닐봉투 더미와 스티로폼 조각들로 채워져있었다. 이양의 시신은 바닥에 엎드려있었으며, 횟가루가 덮어져 치밀하게 위장된 모습이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그러나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경찰이 수사 초기부터 수차례 수색했던 곳이라 그동안 수사가 허술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듯 보인다. 경찰은 그동안 빈집이나 폐가 만을 집중 적으로 수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양의 시신 부검결과, 사망 원인은 코와 입이 막힌채 목이 졸린 질식사인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이양이 성폭행 당한 뒤 목이 졸려 살해된 것으로 보고있다. 사망 시점은 장기의 손상상태 등을 판단해야하기 때문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양의 시신에서 검출한 모발과 타액 등 일부 증거물에서 김씨의 DNA가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용의자 김씨를 피의자로 확정하고 전국 공조수사를 실시하는 등 검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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