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변화와 개혁을 원했다"

너무나 쉬운 문제이기 때문에 틀릴 확률이 많은 문제입니다. 첫째 미국의 흑인과 히스패닉계를 비롯한 유색인종들? 두 번째가 미국 발 금융위기? 셋째가 아프간, 이라크 참전‥?

미국인들은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고 있었다. 대선 투표 이전 한 여론 조사에서  70%가 넘는 미국인들이 “미국이 변해야 된다. 미국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는 미국의 변화를 주장했고 메캐인은 부쉬를 답습하고자 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들의 바람을 수용하는데 게을렀던 메케인은 결국 패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이 원하던 그 변화와 개혁이란 무엇이었을까? 이를 알아 보기위해서 중프라이즈 (www.joongprise.com) 에 기고한 장동만님의 글 ‘Obamerica의 도전과 시련‘의 일부를 발췌해볼까 한다.

1) 사회 양극화, 빈부 격차가 너무나 심하다. 2005년 기준, 상위 계층 1%의 소득 규모가     미국민 전체소득의 21.2%(전년 비 19%상승)를 차지한다. 반면 하위 50%가 전체 소득에    서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12.8% (전년 비 13.4% 감소)이다. 고용 인구 중 연간 소득이     $27,000 (약2,700 원) 이하가 25% 이다.

2) 미국은 총기의 나라다. "집안의 살인자(Killer at Home)", NYT가 총기 문제에 붙인 제목  이다. 현재 미국인들이 보유한 각종 총기는 2억 5,000만 정으로추산한다. 미국 인구 3억    명 중 성인 모두를 무장시킬 정도의 양이다. 매년 1만여 명이 총에 맞아 사망한다. 2004    년엔 총기 살인이 1만 654 건이었다.  

3) 미국은 감옥의 나라다. 성인 138명 중 1명 (220만명)이 주립/연방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 거나 국립/시립 구치소에 구금되어 있다(2005 년도). 흑인 남성(25-29세) 13명 중 1명     (8.1%)이 감옥에 갇혀있다. 전체적으론 10만 명 당 815명으로 백인의 6.6배(종신형은 백    인의 10배)나된다. 한편 집유/가석방 상태에 있는 교화 대상 성인 인구가 700여만 명이     넘는다. 이번 대선 이후 인종 혐오 범죄가 부쩍 늘고 있다. (2007년 10월 현재 LA, NY  등 6개 도시 한국계 수감자 233명).

4) 선진국 중 의료 혜택이 가장 뒤쳐진 나라다. 건강 보험 없는 사람이 4천 660만 명(2005    년 기준) 이다. 국민 부담 의료비가 1인당 연간 $5,700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평균 수명    은 日/英/加/佛보다 짧고, 영아 사망률은 쿠바보다도 높다.

5) "미국은 탈락 국가이다". 몇 년 전 타임지 커버 스토리 제목이다. 미 전국 고교 중퇴 비    율이 20% (5명중 1명)가 넘는다. 대학 진학률은 30-35% 안팎이다. 그러고도 2년-4년제    대학 중퇴 비율이 43%나 된다. 1992년 문맹률 조사에선 전체 노동자 계층의 4%가 기능    적으로 문맹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6) 미국은 세계 최대 대외 채무국이다. 2005년 말 현재, 미국의 해외 부채는 $13조 6,000    만 (가구 당 $ 11만 9,000)에 이른다. 2006년 회계 연도 재정 적자가 $ 2,480억, 경상 수지 적자는 $ 8,570억, 합계 $1조 1,000억에 달한다. 2014 년까지 누적 재정 적자가 $ 2조 3,000억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2008년 9월말 현재,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는 $5,850억, 일본은 $5,732억, 영국이 $3,384억 이다-11/18/08 미 재무부 발표)

7) 미국이 이렇게 천문학적인 '쌍둥이 적자'를 안고 있으면서도 경제가 그런대로 돌아가는  것은 소위 '달러 리사이클링 (dollar recycling-외국이 미국채를 사면, 미국은 그 국채를     팔아 얻은 '빚'으로 소비를 하고 투자하는 현상)' 때문인데 이것이 언제 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미 달러의 국제 결재 기축 통화 체제 그리고 미국의  달러 발권권(發券權)이 지금 큰 도전을 받고 있지 않는가. 미국이 이렇게 빚더미 위에서 '    떵떵거리는' 것을 두고 워커(정부 회계검사원) 는 말한다. "지금 미국은 로마 제국의 운명 을 답습하고 있다".

8) 경제의 원동력이 생산/제조업에서 돈장사/금융업으로 바뀌고 있다. 일컬어 '경제의 금융화'다. 1980년 대 초 미국 전체 기업 수익 중 금융 부문 수익은 10% 안팎이었다. 그렇던  것이 2000년엔 금융 부문 수익이 40%로 증가했다. 세계를 풍미하던 'Made in USA' 제    품이 사라지고(GM등 자동차가 좋은 예다), 미 달러를 앞세운 돈놀이(이번 금융 위기를     몰고 온 금융 파생 상품이 대표적인 예다)가 국내외 시장을 휩쓴다. 제조업이 쇠퇴하고     금융업만이 번성하는 경제 구조,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견해다. 

9) 2004 회계 연도 미 국방비는 $4,915억 (GDP대비 3.9%)이었다. 2008년 $7,000억이 계    상되여 있다. 군비지출 세계2위-15위 국가들의 군사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다. 한    편 2008 회계 연도에 미국은 탱크, 전투기, 미사일, 군함 등 $320억 상당의 각종 무기와    군사장비를 외국에 팔았다.

10) 매년 80만 명의 어린이가 실종되거나 납치되고 있다. 이 중 4%가 시체로 발견된다.

11) 저축률은 소득의 17%로 세계 순위 100위 안팎이다.

12) 온실 가스 배출량이 세계 최고이다.

13) 미 전역에 노숙자(the homeless)가 60만 명이 넘는다.

한 국가가 이 정도에 이르면 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가 아닌가? 세계 유일 최대강국임을 자랑하던 미국이 실상은 이렇게 내부가 썩을 대로 썩어 있었다는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의 클린턴이 이끌던 미국은 저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레이건 이래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다. 그러던 미국 경제가 부쉬 집권기의 ‘잃어버린 8년’ 동안 저토록 몰락하고 있다. 물론 현재 미국의 모든 위기가 부쉬 때문에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결국 잠재적인 그 모든 위기들을 예방하고, 문제점들을 전향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한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오히려 미국을 현 상태로 만든 신자유주의의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며, 미국을 그로기 상태로 몰고 갔으며, 그것도 부족하여 세계 모든 나라를 신자유주의라는 야만세계로 인도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었다.

구태여 부쉬의 대학 성적이 시원챦았으며, 또 언어 구사능력이 극히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더라도, 그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보여 준 여러 가지 사례들을 볼 때, 그에게 국정을 인도할 수 있는 적정한 지적 수준이나 정치적 통찰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비록 아버지를 대통령으로 두었으나 그 역시 이명박 대통령과 마찬 가지로 정치가 출신이 아니라 사업가 출신이다. 텍사스에서 석유 사업을 해서 성공한 후 정치계에 데뷔했기에 그에게는 CEO의 특징이 잔존하고 있었다. CEO 출신 대통령이 세계에서 성공한 적이 없다고 한다.

머리가 빈 깡통과도 같은 부쉬는 어떤 확신과 철학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그를 둘러싸고 있던 주로 유태인이었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들에 의해 조종을 받으며 앵무새처럼, “신자유주의, 신자유주의”를 되풀이하였다. “그가 신자유주의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얼마나 숙지하고 있었을까”라고 새삼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

신자유주의의 요체는 자유 경쟁의 법칙이다. 힘이 더 많은 국가,기업,사람, 돈이 더 많은 국가,기업,사람, 기술력이 더 앞선 국가,기업,사람 등등만이 경쟁에서 살아남고 나머지는 이 세상에서 탈락자로 살아가라는 야만주의이다. 그렇게 탈락시켜 놓고서, 너희들은 능력이 부족해  패배했으므로 그 패배를 달게 받아들이라고 하면서, 아무런 도움도 줄 생각을 하지 않고 죽어 가도 못 본채 내 버려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야비한 것이 신자유주의인 것이다. 요즘 이명박과 그 일당들이 매일 성경처럼 신봉하는 신자유주의의 본질이다.

세계에서 양극화가 가장 심하여 극빈층 인구수가 가장 많은 나라, 선진국중 의료혜택이 가장 낮은 나라, 건강보험의 민영화로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이 4,660만명에 달하고 보험혜택을 받지 못해 병에 걸리면 죽기를 각오해야만 하는 나라, 교육혜택을 받지 못하는 나라, 노숙자가 60만명이 넘는 나라,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만들어 놓은 아수라 지옥, 바로 미국의 현실이다.

최근에 이명박과 그 일당들은 그러한 미국에 가서 그러한 신자유주의 추종자 악당들의 두목 부쉬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갖은 아부를 해대고 왔다. “부쉬 형님, 무능력자들을 모두 도태시킬 비법을 전수해 주십쇼. 그놈들 능력도 없고 불평만 많은 그놈들 때문에 정말 못 살겠습니다. 우리 국민 2%만 남겨 놓고 모두 태평양에다 쓸어 넣어 버릴까요? 우리끼리만 사는 더 좋은 방법 없을까요? 신자유주의보다 더 멋진 무슨 주의 하나 만들어 주세요!!”

미국인은 더 이상 야만국가의 국민이기를 단호히 거부하였다. 신자유주의를 거부하였다. 침략주의를 거부하였다. 인종차별주의를 거부하였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하늘로부터 인간답게 살 권리를 부여 받았다’는 천부 인권설에 손을 들어 주었다. 이 세상이 어느 특권층만을 위한 세상이라면 어찌 살맛이 날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그 특권층이 대를 이어 특권을 누리고, 사회적 약자들의 지위 이동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면 사회적 약자들이 의지해야 할 것은 알콜과 마약, 그리고 정신적 타락 이외에 무엇이 있겠는가? 미국에서 흑인들과 히스페닉계들의 알콜과 마약 중독률이 높은 것도 모두 이유가 있다.

오바마는 미국의 소수가 아니라 대다수를 위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며, 오늘도 이를 위해 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11월 27일에 창립된 한국 경제정책 연구회의 경북대 김형기 교수가 세미나를 마무리 하는 발언을 통해, “종부세 감세,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재벌 회장과 같은 부유층들 중 확고한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미국의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과 같은 훌륭한 사회 선도층이 우리나라에는 왜 없는가?”라고 말할 때에는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대다수에게 인기 없는 정책일지라도 용기를 갖고, 목숨을 걸고 시행하겠노라고 라만차의 동키호테와 같은 비장한 어조로 천명하였다. 이제 진짜 국민과의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엄포를 듣고 놀라지 않을 국민은 2% 뿐이다.

부쉬가 오바마 당선에 가장 기여한 공로자라는 것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부쉬가 실패한 길만을 쫓아가는 이명박의 형님에 대한 충성은 눈물겹기만 하다. 여러 정책에 실패한 부쉬의 칭찬을 듣고 나서는 몸 둘 곳을 모른다. “대북 정책은 진정성과 일관성을 갖고 해 나가야 한다”. 부시가 맞장구를 쳤다. “그게 바로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다(That's why I love you). ”형님, 헤헤헤, 덕담에 그저 감읍할 따름입니당! 그저 저는 형님의 영원한 종입니다용!”. 하지만 부쉬는 "Those are why I love you."로 고쳐 말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그 외에도 부쉬가 이명박 대통령을 사랑하는 이유는 이제까지 살펴 본바와 같이 여러 가지이기 때문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부쉬가 정책을 잘못 시행해서 생긴 인재이다. 부쉬가 실패한 그 방법을 적용해서 한국의 금융위기를 해결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의 시도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며, 우리는 또 다시 긴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손가락을 망치로 수없이 내리쳐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한 표를 찍으면서 봉사한 그 손가락을 말이다.

부쉬가 오바마 당선의 최고 공로자인 것과 마찬 가지로 이명박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 당선에 가장 큰 공로자가 될 것이다. 그가 부쉬의 추종자로 계속 남을 경우의 일이다. 혹 이명박과 비슷한 노선을 따르는 사람을 위해 그 손가락이 또 꼼지락거릴까? 겨울이 길기를 바란다면, 그 손가락에 동상이 걸려도 좋다면 그 손가락을 꼼지락 꼼지락 움직여서 마음대로 하길 바란다. 우리 사회는 누가 뭐래도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란 미명으로 행해지는 독재가 더 무섭긴 하지만, 아둔한 대중을 무기로 하여 내리치는 독재의 철권에 저항할 장사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는 허울 좋은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임은 여러분의 것이다! [e중앙뉴스기사제휴사=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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