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선전 바오안(寶安)구에 있는 한국의 두정물산의 현지 생산공장인 관란더우징(觀瀾斗井)에서 이 회사 자재과의 이모 부장이 중국인 직원 장(張)모씨를 폭행했다 .    ©사진출처= 중국 선전 위성TV 화면 캡처

중국 내 한국기업에서는 한국인 간부가 현지 직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으나 이에 대응하는 수준이 미흡한 실정이다.

글로벌 기업을 주창하는 일부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글로벌적으로 국제 망신을 당하면서도 대응책 마련에는 '이또한 지나가리'를 외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에서 통해온 방식이 중국에서도 통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16일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선전 바오안(寶安)구에 있는 한국의 두정물산의 현지 생산공장인 관란더우징(觀瀾斗井)에서 이 회사 자재과의 이모 부장이 중국인 직원 장(張)모씨를 폭행했다.

사건은 경력 10년 차로 생산반장을 맡고 있는 장씨가 자재과의 이 부장을 찾아가 원재료의 품질 문제를 따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장씨가 "자재과에서 공급한 원재료에 문제가 있어 생산품에서 불량이 난다"고 하자 이 부장은"생산을 제대로 못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말싸움이 벌어졌다.

감정이 격해진 이 부장이 갑자기 장씨의 뺨을 때리자, 장씨도 반격에 나섰고, 이에 격분한 이 부장이 신발을 벗어 밑창 부위로 장씨의 뺨을 여러 차례 가격했다고 남방도시보는 전했다. 이 부장은 장씨를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폭행을 당한 장씨는 귀 주위에 상처가 나고 붓는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남방도시보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 회사 직원 700여명은 조업을 거부하고 공장 밖으로 나와 연금보험 가입, 야근 수당과 교통비 지급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공장 측은 긴급 회의를 열어 폭행 가해자 해고 등을 약속하고 직원들과 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두정물산 한국지사 관계자는 중앙뉴스에 "두정물산은 작은 회사라 언론 대응할 준비가 안돼있다" 며 "중국에서 일어난 일은 한국에 있는 우리가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지난 1992년 중국에 설립된 두정물산의 관란더우징은 직원 1000명 남짓의 화장용품 생산공장으로 회사 사장과 간부는 모두 한국인이다. 각종 화장용품을 생산해 샤넬, 조지 아르마니, 랑콤 등 유명 화장품업체에 납품하고 있는 글로벌 중소기업이지만 '이또한 지나가리'와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 사건이 벌어지자 두정물산 중국지사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개인적인 사건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들을 해고할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옛 속담에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다. 만약 한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저렴해 한국에서 두정물산과 같은 기업이 공장을 차렸다면 이같은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지 말란 법이 있을까.

현재 중국언론은 노동자들을 대하는 한국기업의 태도에 난리가 났다. 한국의 일부 부끄러운 글로벌기업들이 우리나라에 얼굴에 '국제망신'을 주고 있는 현 상황이 한국의 어두운 자화상의 단면은 아닐지 되돌아 볼 사건이다.

[중앙뉴스 / 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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