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4월 5일 오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2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해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4월 5일 오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2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해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번 로켓발사는 2006년 북한 핵보유국 지위 불인정과 탄도미사일발사 금지를 규정한 유엔 안보리결의 1718호 를 위반한 것으로, 로켓상단에 미사일대신 인공위성을 얹었다 해서 면책될 수는 없는 것이다.

북한이 국제적으로 여러가지 불리한 경고를 감수하면서까지 도박을 강행한 것은 그들 나름대로 위성발사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며, 또 그 결과가 성공할 경우에는 그들에게 돌아올 성과가 그만큼 크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예상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는 4월 9일로 예정된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및 ‘김정일 3기체제’의 성공적인 출범을 외형적으로라도 자축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2012년까지 ‘강성대국’을 달성하고자하는 북한에게는 필수적인 사업이다.

우주과학 기술이 선진국 수준이며, 핵을 보유하고 있고, 장거리 발사능력까지 보유했음을 과시해 경제·과학·군사적 강성대국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고자 함이다. 이를 통해 성공적인 김정일 체제와 그 후계체제에 대한 기대를 갖도록 하여 내부적으로 인민들을 결속시키려는 것이다. 이는 북한 지도부의 사활이 걸린 문제여서 타협할 여지가 별로 없다.

또한 미국과의 협상을 앞두고 주도권을 가지려는 의도가 있다. 오바마정권의 대북정책 방향이 만들어지고 있는 시점에 장거리 타격 능력을 과시하여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시작하고자 함이며, 외교정책 순위에서 뒤로 밀려나 있는 북한 문제를 중요한 현안으로 인식하도록 우선순위를 높이고 양자협상으로 나오도록 압박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긴급 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한 뒤 성명을 통해 "한반도 및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적 행위"라고 규탄했으며, 미국과 일본은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였고, 유럽연합 27개국 정상들도 북한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하였다.

이에 4월 6일 새벽4시(한국시간) 안보리 비공개 회의를 개최하였고,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에 따라 수위와 내용이 결정되겠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책임을 묻는 추가적인 대북제재방안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로켓발사 소요비용은 대략 3억 달러로, 지난해 여름 기준으로 국제시장에서 100만t 이상의 쌀을 구매 할 수 있으며, 현재 북한주민이 겪는 식량난을 1년 정도 해소 시킬 수 있고, 옥수수 등 잡곡을 사면 훨씬 더 오랜 기간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다.

국제식량계획, WFP는 현재 북한에 식량원조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전체 인구의 40%인 870만 명이 가을까지 굶주리게 된다고 밝혔다. WFP는 세계 각국에 원조를 요청해 180만 명분의 식량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700만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돈을 로켓발사에 쏟아 부음으로써 국제사회의 추가적인 지원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더구나 일본 지지(時事)통신은 유럽 금융당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가족용 호화요트 구입 대금의 일부인 수백만 달러를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럴 때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국가정책의 우선순위를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에 두고서, 우선 국민의 삶이 안정되고 배부르게 하는 것이 보다 중요한데, 밖으로 억지 힘을 보이는데 치중한다는 것은 국가정책의 우선순위를 잘못 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기야 북한에선 오직 김정일의 생각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어지는 만큼 그 잘못을 빨리 깨닫고 국가정책 결정의 시스템화가 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북한의 로켓발사는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단기적으로는 김정일의 대내 선군정치 선전, 대외 과학기술력 과시와 향후 미사일 수출에 따른 외화획득 가능성, 미국의 대북 관심 유도 등에서 어느 정도 성공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체제위험을 심화시키는 자충수였다는 사실을 인식하는데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로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한다고 해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역량을 요격할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고, 여기에 한미일 공조 확대 등의 역풍으로 많은 것을 잃을 것이며, 이런 것들이 향후 김정일체제는 물론 김정일 후계체제에까지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정치, 군사적으로 한.미.일을 위협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북한은 국제사회의 신뢰 상실로 더욱 고립되면서 대북경제제재 확대로 인한 경제난 심화로 경제적 어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되며, 2012년까지 강성대국을 달성하기는커녕 또 다시 경제적으로 고난의 행군을 감내해야 하는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

한편 우리 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의 강수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미국 등 관련국들과 국제사회 기류에 보조를 맞추면서, 유엔 안보리의 논의 결과와 향후 남북관계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민의 뜻을 한 마음으로 담아 신중히 결정해야하며 멀리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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